208년 5월 28일 인쇄
2018년 6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8년 6월호 통권 508호 |2018년 12월 12일 수요일|
 

연극살롱

 

드라마센터의 주인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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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길(高勝吉)(연극평론)

희곡작가 유치진이 다시금 말썽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다. 얼마 전 유치진의 탄생 110년을 맞아 어떤 원로 연극학자가 출간한 평전에서 그를 한국연극의 아버지라고 기술했다가 여기저기에서 친일의 전과가 있는 연극인이 어떻게 한국연극의 아버지가 될 수 있느냐는 반론이 쏟아졌다. 이번에는 유치진이 평생의 업적으로 자신의 모든 재산을 투여하여 건축했다는 드라마센터의 소유권과 공공적 역사성을 놓고 연극계와 논쟁을 벌이고 있다.
논쟁은 지난 10년 간 서울시가 드라마센터를 임대하여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라는 조금은 이상하고 긴 이름으로 사용하여 왔는데 갑자기 임대종료를 통지해 오면서 이곳을 창작공간으로 활용해온 연극인들이 중심이 되어 드라마센터를 원래의 건립목적에 맞게 사유적 공간이 아닌 공공적 공간으로 환원할 것을 요구하면서 본격화되었다. 이에 대해 여전히 서울예술대학에서는 드라마센터가 어디까지나 사유재산이고 대학의 실습장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예술대학의 이영렬 매스미디어센터장은 “록펠러 재단의 지원을 받았지만 드라마센터는 90%이상 동랑의 사재로 지어졌다”라고 대변인적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연극계는 드라마센터의 설립 자체가 6·25 이후의 복구와 냉전극복의 일환으로 행해진 것으로 록펠러 재단의 재정적 지원과 정부의 특혜적 부지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사실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기에 유치진도 건립 후의 1966년 한국일보 지상에 “드라마센터는 절대로 사유화되지 않습니다. 우선 법적으로 생각할 수 없습니다. 드라마센터가 우리 연극중흥의 모체가 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2010년에 공개된 미국 스탠퍼드 대학 후버연구소 아카이브의 아시아 재단 유치진 관련파일에는 그 당시 록펠러재단이 주도하는 가운데 미8군 민사처, 아시아 재단, 한미재단 등이 유치진이 건축비를 지원받기 위한 목적에서 설립한 한국연극연구소에 10만 달러에 가까운 자금을 지원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자금에는 록펠러재단이 지원금을 공여하면서 개인에 대해서가 아니라 한국연극에 대한 공공적 지원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사실은 특별히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드라마센터의 건립이 90% 이상 유치진의 사유재산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서울시청 사이트의 부동산정보광장에 들어가 보면 드라마센터의 부지는 정확하게 3,397.1 평방미터(약 1029평)이고 현재의 기준시가는 평방미터 당 4,123,000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이것을 기준시가로 계산하면 약 140억 원이 되는데 실제가격은 200억 원에서 25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그리고 건물가격은 55년 이상의 오래된 것이라는 점에서 거의 가치를 논의할 것이 못된다. 따라서 오늘날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부지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부지를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공여한 것이라고 한다면 드라마센터의 공공적 성격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여기서 드라마센터가 공공적으로 운영하지 못하는 서울예술대학을 떠나서 서울시를 비롯한 공공적 지원이 가능한 기관으로 소유권과 운영권을 넘겨야 하는 당위성이 생겨난다.(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