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7일 인쇄
2018년 7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8년 7월호 통권 509호 |2018년 11월 17일 토요일|
 

영화살롱

 

파리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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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식(朴泰植)(영화평론)

바스티유 극장은 오페라와 발레, 두 장르의 공연이 가능한 파리 유일의 무대다. 이는 곧 자체 발레단과 자체 오페라단과 자체 오케스트라가 있다는 의미이고 공연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획팀과 기술팀과 의상팀 분장팀은 물론 심지어 무대의상을 세탁하고 다림질까지 하는 세탁팀까지 있어야 한다. 바스티유 극장의 이야기를 담은 「파리 오페라」(L’Opera, 장 스테판 브롱 감독, 다큐멘터리, 스위스/프랑스, 2017년, 110분)는 매우 볼만한, 그러면서도 생각거리를 안겨주는 영화이다.
바스티유 극장장인 스테판 리스너는 2015~16 시즌에 신작 오페라 공연 9편과 발레 공연 8편을 무대에 올리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공연을 결정하고 홍보 컨셉을 잡고 이사진을 설득하고 재정적 난관을 돌파하며 극장 직원들의 파업에 대응하고 관람티켓의 가격을 결정하는 데까지 동분서주한다. 그는 가격을 이원화 하여 부자들은 비싸게 서민들은 보다 합리적인 ‘관람료 차별화’ 정책을 관철시킨다.
우리는 보통 극장을 찾아 완성된 형태의 공연을 감상한다. 그리고 무대 뒤에서 있을 법한 갖가지 상황들과 그때그때 벌어지는 일까지 짐작해내지 않는다. 아니 짐작하기 불가능하다. 그런데 세계적인 거장 장 스테판 브롱 감독은 섬세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 마치 나도 무대 뒤에 있는 듯 친숙함을 더해주었다. 놀라운 눈썰미와 연출력이 돋보였다.
바스티유 극장에서는 공식적인 공연들 외에도 신인을 발굴해 키우는 ‘신인 아카데미’와 재능 있는 어린이들을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쁘띠 바이올린’이라는 프로그램인데 음악감독 우슬라의 공로가 컸다. 이 어린이들은 오페라 오케스트라 정식단원들과 협연을 한다. 베토벤의 교향곡 7번 2악장 알레그로. 그리고 우랄 산맥 촌구석에서 올라온 미하일 티모셴코는 행운의 기회를 잡는다. 파업으로 인해 취소된 『호두까기 인형』을 대체하는 갈라 콘서트에 나서게 된 것이다. 필자는 비록 문외한이지만 정말 감동적인 노래였다. 참고로 「돈키호테」 연가곡 중 「죽음의 노래」이다.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감독이 「파리 오페라」에서 잡은 이야기 구도는 다음과 같다.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오페라 감독과 발레 안무가를 중심으로 한 공연 준비 과정을 기본으로 삼고, 그 윗선에서 벌어지는 행정적 절차를 극장장의 입장에서 담아내고, 어찌 보면 하부 단계인 ‘쁘띠 바이올린’과 ‘신인 아카데미’를 어린이들과 우랄 청년의 시선으로, 관객이 애정을 갖고 관찰하게끔 만들었다. 이로써 바스티유 극장이 돌아가는 그림과 그 안의 철학을 관객들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대단히 훌륭한 다큐멘터리다.
발레 『라 바야데르』(인도종교무용의 무희를 뜻함)의 리허설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에 극장장 스테판이 무대에 올라 한 말을 옮겨본다. “정치적 견해나 종교적 신념이나 직업, 출신에 상관없이 여러분이 보내주는 미소와 마음 그리고 박수의 따뜻함을 나누고자 합니다. 저에겐 박수갈채가 가득 찬 극장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곳입니다. 테러리스트들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우리들의 문화와 공연이 가진 힘이 그들의 만행보다 강하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