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7일 인쇄
2018년 7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8년 7월호 통권 509호 |2018년 11월 17일 토요일|
 

연극살롱

 

추억이 담긴 극장과 연극의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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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길(高勝吉)(연극평론)

폐관 상태에 내몰렸던 삼일로창고극장과 세실극장이 서울시의 지원에 의해 재개관되고 있다. 삼일로창고극장은 1975년 10월 연극연출가 방태수가 처음 개발하여 운영하다가 1년 후 유석진 정신과 의사의 손으로 넘어갔는데 운영을 연극계 원로 이원경에게 맡겼다. 그 후 이원경은 「빠알간 피터의 고백」 등 1인극으로 상당한 자금을 모았던 추송웅에게 극장을 넘겨주고 연극계를 은퇴했다. 이때까지가 삼일로창고극장의 전성기였다. 최근에는 현재 연극협회 이사장으로 일하는 정대경에게 운영권이 넘어갔는데 3년간 태광그룹의 지원을 받으면서 영구적 자립을 꿈꾸었지만 결국 2015년에 운영난으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올해 서울시가 폐관상태의 극장을 임대하여 서울문화재단에 위탁운영하기로 결정하면서 복원의 길을 마련했다. 서울문화재단은 기존의 극장뿐만 아니라 극장 앞의 옛날 ‘섬’ 카페 자리를 함께 임대하여 이곳에 전시장, 연습실 등을 부수적으로 마련하여 본격적인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세실극장은 올해 1월 운영난으로 폐관되었던 것을 서울시가 정동 ‘대한제국의 길 조성’과 연계하여 재생하기로 결정하면서 삼일로창고극장처럼 재개관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 극장은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이 소유주로서 지금까지 단체와 개인에게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말하자면 1976년에 세계적 건축가 김중업에 의해 설계되어 건립된 후 문예진흥원 소속의 연극인회관, 극단마당, 극단로템, 극단씨어터오컴퍼니 등이 2017년까지 임대하여 운영하다가 지속하기 어렵게 되자 불가피하게 폐관하게 되었다. 이 극장의 전성기는 연극인회관이 들어선 1977년에서 1980년까지로 「대한민국연극제」가 개최되어 당시 한국을 대표하는 창작극이 거의 이 극장에서 공연되었다. 필자도 이 시기에 무대미술 분야에 뛰어들어 일하면서 수시로 손목시계를 보면서 밤새도록 무대장치 설치에 매달렸던 기억을 갖고 있다. 무대연습을 하루도 하지 않고 막을 열어야 하는 극장공간 절대부족의 시절에 살았던 사람들의 꿈같던 이야기이다.
삼일로창고극장과 세실극장은 모두 40여년이 넘는 연륜을 쌓았다. 그래서 많은 사람에게 추억의 장소가 되고 기억에 남는 연극의 저장고가 되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큰일을 했으니 폐관을 해도 서운할 것이 없을지 모른다. 그런데도 서울시의 역사적, 문화적 안목에 의해 재개관의 기회가 주어진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극장은 돈으로 지속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의 머리로 지속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사람들의 수요에 의해 지속의 이유가 생기며 그것에 부응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의 머리가 있어야 지속의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시의 지원 아래 삼일로창고극장이 운영위원회에 의해 운영되고 세실극장이 서울연극협회에 의해 운영되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이 앞선다. 이 두 개의 극장은 명동이 연극의 중심이었던 시절에는 몰라도 대학로로 옮겨간 지금 단지 추억의 장소로만 머물게 될 가능성이 많다. 하나의 극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추억의 장소로서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