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7일 인쇄
2018년 7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8년 7월호 통권 509호 |2018년 11월 17일 토요일|
 

춤 스크랩북

 

「뇌염」을 일으키는 「바이라스」
- 과학나라




조 동 화()

매년 여름이 되면 우리나라에는 뇌염이 유행됩니다. 금년도에 들어서도 지금까지 전국의 뇌염환자의 수가 4백명도 휠씬 넘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문에서는 뇌염이 생겨도 병원에서는 그것이 진짜 뇌염인지 가짜 뇌염인지 모르고 있다고 떠들어 대고 있습니다. 하지만 뇌염이라는 병은 원체 까다로워서 하루이틀 사이에 쉽게 진단되는 것은 못됩니다. 왜냐하면 뇌염환자의 피나 뇌척수에서 빼낸 것을 쥐나 토끼 같은 동물에게 주사하여 며칠 지난 후 거기서 나타나는 증세로서 판단해내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한 사람의 뇌염 환자의 병을 진단하기 위하여서는 불쌍한 쥐들이 몇 마리씩 죽어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밤잠 자지 않고 수고해야 하는 것입니다.
유행성 뇌염에 일반에게 알려진 것은 아직 40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병의 병원체(病原體)는 ‘바이라스’ 라는 극히 작은 박테리아 같은 것입니다. (현재까지 이 바이라스는 어떤 생물속에 속한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보통 박테리아는 체(가루를 치는 제구, 세균여과기(細菌濾過器)같은 것으로 걸러낼 수 있는데, 바이라스만은 그 몸이 너무나 작기 때문에 걸러낼려고 하여도 그대로 체구멍 사이로 새어 버립니다. 그러나 이것이 무서운 전염성을 가지고 있어서 여과성병원체(濾過性病原體)라는 병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바이라스가 일으키는 병에는 유행성 뇌염뿐만 아니라 <발진 디브스><마마><도라훔><천연두><돼지호열자>그리고 식물에도 바이라스 때문에 생기는 병이 굉장이 많습니다.
유행성 뇌염의 바이라스는 처음 콧속을 통하여 몸으로 들어와서 다음은 임파를 통하고 뇌 속에 들어가는데, 모기가 직접 혈관 속으로 가져온다고도 말하고 있습니다.
뇌염의 병원체 바이라스를 처음으로 끄집어 내는데 성공한 분은 지금으로부터 20여년전 미국의 어떤 학자였습니다. 뇌염환자의 뇌척수에서 짜낸 물이든지 환자의 피를 쥐나 원숭이에게 접종(接種·옮기는 것)했더니 뇌속에 넣은 것은 100%, 콧속의 바른 것은 90%, 뱃속에 주사한 것은 80%가 뇌염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더구나 이 병의 독은 굉장히 ?하여 10만배 때로는 100만배로 묽게 한 것을 100분의1cc만 흰 쥐에게 주사하여도 금방 뇌염에 걸렸다는 어마어마한 이야기입니다. 일전 뇌염에 대한 어떤 책을 읽었더니 유행성 뇌염중에는 기면성뇌염(嗜眠性腦炎)이라는 것이 있다는데 이 병의 증세가 좀 신기했습니다. 이 기면성뇌염에 걸리면 눈을 감고 자기는 하지만 그 잠은 완전히 자지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깨지도 않는 잠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밖에서 명령하거나 흔들면 그것에 반응이 있다고 합니다. 이제 기면성뇌염 환자에게 ‘식사하세요!’ 하고 큰소리를 지르면 눈을 감은채 환자는 밥 먹을 준비를 한다는데 이 때 ‘입을 벌리세요!’ 하고 명령하면 입을 열며 밥을 떠넣고 ‘자 씹으세요!’ 하면 환자는 역시 눈을 감은대로 씹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삼켜요!’ 하면 아주 깨끗이 삼켜 버린다고… 이러다가 명령만 끝나면 또 잠을 잔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면기가 몇 달씩 계속되는 환자는 간호하는 사람만 철저히 잘하면 식사를 계속하여 영양을 보충하면서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번은 환자를 돌보고 있는데 어떤 환자의 입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기 때문에 입을 열어 봤더니 그 입 속에 생선 조각이 그대로 남아 있었더라나요? 이것은 아마 식사 시킬때에 간호원이 환자에게 씹는것까지는 잘 명령해놨는데 삼키라는 말을 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대로 입에 문채 잠들어 버린것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기면상태에 있는 환자는 명령에 대하여 충분한 반응력(反應力)을 가지고 있어 곁에서 크게 그 환자의 이름을 부르면 대답도 하고 ‘눈을 떠요!’ 하고 명령하면 눈도 뜨는 모양입니다. 물론 아주 졸린 듯이 눈을 뜬답니다.
사람 뇌염의 바이라스와 말(馬)뇌염의 바이라스는 비슷해서 항상 사람보다 먼저 말의 뇌염이 유행되는 수가 많다는 외국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소년조선일보 1955년 9월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