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27일 인쇄
2018년 8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8년 8월호 통권 510호 |2018년 12월 15일 토요일|
 

만화살롱

 

만화가의 직업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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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용(張晌傛)(만화평론)

만화가는 독자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주는 직업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건강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을 때가 적지 않다.
나는 현재 프로듀서로서 웹툰 「메카드」(카카오페이지 연재)를 제작하고 있다. 두 달 전부터 마감이 점점 늦어지기 시작했다. 「메카드」 작화는 만화 「마제」로 유명한 김재환 작가가 맡고 있다. 워낙 베테랑 작가여서 별 걱정하지 않았는데, 마감을 못 맞추는 것이 일상화됐다. 당장 “무슨 일이 있냐”고 추궁했다. 김 작가는 “어제 병원에 다녀왔다. 신장에 문제가 생겼다. 지금 날 보면 얼굴과 몸이 탱탱 부어서 알아보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일주일에 세 작품을 마감하고 있었다. 그림을 사실적으로 파고드는 탓에 작화에 꽤 많은 시간을 쏟는다. 스토리는 스토리 작가에게 공급받는다. 그렇다고 해도 일주일에 세 작품을 마감하려니 잠 잘 시간이 없다. 이틀에 한 번 꼴로 마감을 쳐내야 한다. 물론 팀 단위로 일한다지만 완성도 문제 때문에 작화는 남에게 맡길 수가 없다.
40대 중후반인 그는 신장의 60%가 손상을 입었다는 판정을 받았다. 병원 측은 신장 투석 직전의 단계라면서 잠을 충분히 자고 쉴 것을 권유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10년 후 심각한 상황을 맞을 거라고 경고했다. 일주일에 세 작품 마감은 과욕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속담이 있다지만, 욕심 부리면 배가 침몰하는 수 있다. 나는 그에게 ‘5관왕(수면부족, 운동부족, 마감 스트레스, 과로, 음주 및 폭식)’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마감 직후 고기를 엄청 먹어서 스트레스를 푼다. 너무 안타까웠다. 나는 “연재를 두 작품으로 줄여라. 큰일 난다”고 충고했다. 그는 “돈 많이 벌어놓겠다. 10년 후면 과학, 의료기술이 발달돼 내 병을 고칠 수도 있지 않겠냐”며 허탈하게 웃었다. 그 예상대로 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김 작가와 비슷한 또래로 젊은 시절부터 유명세를 떨친 또 다른 만화가는 한동안 뜸해져 만화계의 궁금증을 일으켰다. 이 작가 역시 면역체계 문제로 치료에 주력해야 했다. 김 작가처럼 약 20년 이상을 쉴 새 없이 달린 결과다.
만화가에게 가장 일반적인 직업병은 팔, 어깨, 허리 노쇠화다. 「빨간자전거」의 김동화, 「프린세스」의 한승원 만화가 부부는 한때 심각한 팔, 어깨 통증에 시달렸다. 장기간에 걸쳐 한 쪽 팔로만 그림을 그린 탓에 탈이 난 것이다. 만화가 대부분이 마감에 쫓기거나, 그림에 몰두하다가 병을 키운다. 앉아 있는 시간도 많다. 몸에 살집이 있는 작가들은 허리가 취약하다.
50대 이상 만화가 중에는 이빨이 좋지 않는 사람이 많다. 젊은 시절부터 술, 담배를 끼고 산 결과로 임플란트 신세를 지게 된 것이다.
연재 중인 웹툰에서 ‘휴재공지’가 심심치 않게 뜬다. 휴재공지의 최소 절반 이상은 작가의 건강 문제다. 한 웹툰 작가는 몇 년 전 공개 포럼에서 “요즘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공황장애로 병원 치료 중이다. 누적되는 스트레스를 방치해뒀던 탓”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무자비하게 작품을 비판하는 댓글 공포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웹툰 작가도 여럿 있다.
만화가는 크리에이터이지만 때론 육체노동자처럼 보이기도 한다.(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