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27일 인쇄
2018년 8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8년 8월호 통권 510호 |2018년 12월 15일 토요일|
 

방송살롱

 

냉면바람, 옥류관 서울1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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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평선(安平善)(방송평론)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냉면집에 수십 명씩 긴 줄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 곳씩 평양냉면집이 새로 문을 연다고 한다. 유난히 찌는 듯한 더위를 식히려 냉면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다. 「MBC스페셜」이 ‘옥류관 서울1호점’을(1, 2부) 방송했다.(7월9, 16일)
먼저 6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팝업스토어를 차려서 오후5시~9시까지 50명씩 시식을 했는데, 특히 한 시간은 실향민 노인들이 맛을 보았다.
MBC는 진짜 옥류관 1호점을 소망하면서, 평양냉면 한 그릇에 옥류관 냉면 맛을 재현한다는 것은 단순히 요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민족의 역사와 화해, 평화를 담기 위한 노력이라고 했다. 가수 존박(朴)이 셰프 임정식과 함께 국내와 일본까지 찾아가서 냉면의 맛과 요리과정을 탐사하고 시식했다. 다만 꽤 젊어 보이는 두 사람이 옛날 평양냉면을 먹어보지 못한 입장에서 재현이 가능한 것인지? 그들만의 맛의 근접치를 요리하는 노력이라고 생각된다.
그 가까운 길을 일본 재일교포에서 찾는다. 고베(神戶) ‘평양냉면옥’(平壤冷麵屋). 1936년 창업주 장모란 씨가 간판을 달고 83년째 영업 중, 현재는 손자 장원섭(70) 씨가 대를 이어서 운영 중에 있다. 매일 김치를 담가서 발효시키고 육수부터 하나하나 철저히 손을 거치는데, 과정을 화면으로 보아도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신비롭고 가히 예술적이다. 맛은 곧 감동으로 음미하게 느껴진다. 원래 냉면은 평안도 추운겨울날에 덜덜 떨면서 먹는다고 해서 ‘평양덜덜이’라고 했고, 동치미국물에 고춧가루를 쳐서 먹었다고 한다. 아마도 진수 평양냉면 맛을 보려면 고베 ‘평양냉면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냉면은 서울에서 최초의 배달음식이었다고 한다. 8·15해방 전 일제강점기에도 사대문 안 북촌에는 냉면집이 있었다. 냉면집엔 현관에 특색 있는 짧은 현수막이 걸려있고, 배달원은 한손에 냉면쟁반을 바쳐 들고 한손으로 자전거를 운전했다. 그것이 서울냉면의 원조이다. 그 맛은 어떠했을지? 지금은 메밀수확이 부족해서 수입메밀로 충당한다고 하는데, 중부지방에도 장마에 큰 개울이 범람해서 모래밭이 생기면 그 밭을 ‘가루개’라고 해서 메밀 씨를 뿌렸다. 싹이 자라면 솎아내서 나물을 무쳐먹기도 했는데, 그것만 먹으면 자체에 독성이 있어서 바로 졸립고 손가락에 약간 마비현상이 온다.
그래서 꼭 무나물과 함께 먹어야 한다. 필자가 어린 시절에 맛이 있다고 메밀나물만 먹었던 경험이 있다. 오래 전 경기중학교 입시문제 중에 ‘무즙파동’ 있었는데 결국 정답으로 처리, 합격됐다.
과연 서울에 ‘옥류관 서울1호점’을 기대할 수 있는가? 그간 70여 년의 세월이 흘렀고, 남북이 각각 생활패턴과 그에 따른 식성도 많이 변했다. 서울사람은 서울냉면에 익숙해졌고, 평양냉면 맛을 아는 세대들은 거의 물러갔다. 평양냉면은 애식가들의 별미음식으로 꼽힐 것이다.
아무튼 함흥냉면에 세가 눌렸던 평양냉면에 기세를 올려주는 계기가 되었으니, 평양냉면의 질이 더 좋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