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스크랩북

宋范(송범)主役(주역)의 「코리아·발레團」 春季(춘계)公演(공연)이 지난 5日부터 3日間 市立劇場(시립극장)에서 열리었다.
이번 公演(공연)의 主作品(작품)인 「敗北者(패배자)」는 「모던·발레」 手法(수법)에 依(의)한 創作(창작)발레로서는 國內最初(국내최초)의 것이다. 물론 小品(소품)으로나 「로칼·발레」로서 散發的(산발적)인 試圖(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作品의 主潮(주조)며 音樂(음악)이며 衣裳(의상)모두 本格的(본격적)인 모던 手法(수법)을 갖춘 것이 이번이 처음인 것이다. 그러면서 이 첫 試圖(시도)가 成功(성공)한 것은 大局的(대국적)인 面(면)에서 기쁜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것은 「모던·발레」만이 韓國(한국)에서 可能(가능)하다는 理由(이유)가 「크라식·발레」의 根本(근본)要求(요구)가 現實的(현실적)인 難性(난성)을 提示(제시)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韓國的(한국적)인 主題(주제)나 樣式(양식) 그리고 그러한 一切(일절)의 表現(표현)이 「모던·발레」로만이 할 수 있다는 蓋然的(개연적)인 確信(확신)에서인 것이다.
작품 「敗北者(패배자)」(가슈인曲)全1幕의 줄거리는 純情(순정)의 젊은 畵家(화가)를 둘러싸고 있는 娼婦(창부)와 不良輩(불량배)가 中心이 되는 都會(도회)뒷골목의 이야기다. 말하자면 거기에 나오는 畵家(화가)는 現代(현대)靑年을 代辯(대변)하는 것이라면 說明(설명)이 더 쉬워진다. 사람들이란 항상 得勢(득세)하는쪽의 편이되어 지금까지의 善(선)을 嘲弄(조롱)하고 背反(배반)해 버릴수 있는 그러한 健忘症(건망증)에 걸려있다는 것인데 結局(결국) 畵家(화가)는 이런것에 背信(배신)當(당)하여 갈길을 잃어버리는데서 幕(막)은 내린다. 구두닦는 아이 苦學生(고학생) 職工(직공) 行人(행인) 꽃파는少女 等이 連(연)달아 튀어나오고 들어가고 하는 煩雜(번잡)한 사이로 事件(사건)은 着着進行(착착진행)되어간다. 全體(전체)이야기의 흐름이 透明(투명)하고 劇的(극적)인 契機(계기)나 構成(구성) 그리고 現代的(현대적)感覺(감각)과 「모랄」等이 좋게 計算(계산)되어진 作品이다.
于先(우선) 이 舞踊은 그 빠르고 愉快(유쾌)한 「테ㅁ포」에서 成功(성공)하고 있다. 춤은 시작부터 끝까지 觀客(관객)에게 딴 생각을 주지 않고 그대로 다음 이야기에 運搬(운반)되어 간다. 特(특)히 이춤에서는 女子는 全部(전부) 「하이·힐」 男子(남자)는 구두를 신고 있는 事實이다. 그러나 大體(대체)로 舞踊의 構成人員(구성인원)들이 어려서 (효과)는 적었다.
畵家(화가)(宋范扮)의 對役으로 나오는 「거리의女人」 金奈美孃(김나미양)과 李香孃(이향양)은 모두 熱演(열연)이었는데 그만 너무 바빠서 自己(자기) 露出(노출)을 하고 만다. 말하자면 自己가 娼女(창녀)란 것을 意識(의식)할 사이가 없이 분주히 계속되는 춤에 그저 從事(종사)한 것으로 그쳤다. 이처럼 이役(역)에는 年積的(연적적)인 운致(치)와 能熟性(능숙성)이 必要(필요)했었다. 作品 「幻影(환영)의사람」은 立像(입상)彫刻(조각)의 사이로 幻想(환상)을 쫓는 少女(소녀)를 그린 浪漫的(낭만적)인 꿈이야기다. 無味(무미)하기 쉬운 男性(남성)들의 춤을 彫塑的(조소적)인 方法으로 써 다룬 것은 좋았다.
李月影(이월영)氏의 「白色의 病床(병상)」은 戰爭에서 눈먼 兵士(병사)의 回想(회상)이야긴데 鐵寢臺(철침대)가 나오고 白衣勇士(용사)가 나오고 하는 낡은 手法(수법)의 說明劇(설명극)이다. 거기에 이 說明(설명)마저 잘 形象化(형상화)되지 못해서 生硬(생경)하였다.
「習作(습작)」을 내놓은 金哲中(김철중)君과 梁承一(양승일)君은 움직임에 迫力(박력)과 「악센트」가 없어 잠간씩 高速度映畵(고속도영화)에 對하는 것 같았다. 自己움직임을 다시 分解(분해)해볼 必要가 있다. 여기에는 大膽性(대담성)을 必要로 한다.
「아라베스트」가 이쁜 姜美卿孃(강미경양)은 「5月의 噴水(분수)」며 「追憶(추억)의 夜會(야회)」에서 자주 혼자 입을 벌려 全體의 調和(조화)를 깨뜨렸다. 너무 자랑스러웠던 것이다.
「荊路(형로)」는 宋范氏 體臭(체취)를 풍기는 좋은作品이다. 허나 音樂(음악) 하나하나를 너무 細密(세밀)히 分析(분석)하는式(식)의 動作(동작)은 贊成(찬성)할바 못된다. 마지막으로 「토·슈즈」의 踏音(답음)이나 몸(體구)의 무너지는 소리를 客席(객석)에게까지 들리게 하는 것은 좋은 버릇이 아니다.
(筆者·舞踊評論家)


조선일보 1956년5월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