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7일 인쇄
2018년 9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8년 9월호 통권 511호 |2019년 1월 22일 화요일|
 

방송살롱

 

나의 아름다운 이발소
-




안평선(安平善)(방송평론)

KBS-TV 「다큐공감」은 지방과 서울에 옛 모습 그대로 남아서 손님을 맞이하는 남녀 이발사 두 노인을 소개했다.(8월18일 방송)

고재성 : 67세. 충남 금산군 금성면 화림1리 마을.
16세에 일을 배워서 국가자격증을 따고, 도시 이발소에서 일을 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와서 문을 열었다. 젊은이들이 떠난 고향마을은 노인들이 지키고 있었다. 이발 손님은 마을 노인들이었고 간판 없는 이발소에서 50년을 일을 하다 보니 본인도 어느새 70을 바라보는 노인이 되었다.
이발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손님용 회전의자에 이발도구, 머리감는 세면대, 몇십 년 전 그대로에 면도칼은 가죽혁대에 갈고. 젊은 날 이발소에 드나들던 추억이 떠오른다. 젊은이들은 민속박물관에 모아놓은 고물 보듯 신기하게 보였을 것이다.
90세의 손님은 백발을 다듬고 면도까지 마치고는 잠깐이라도 세월을 비켜가고 싶으셨다고 한 말씀. 요금은 5천 원. 이발 손님이 뜸하기 때문에 인삼밭 농사를 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출장도 나간다. 덥수룩한 머리카락을 잘라낸 이규환(86) 노인은 아주 개운하고 날아갈 것 같다고 요금에 더 붙여주시지만 굳이 사양하고 출장요금 1만 원만 받는다. 일찍 상처하고 멀리 강원도로 시집간 딸의 전화 받는 것이 위안이라고.
이덕훈 : 83세. 여자이발사. 서울 성북동 ‘할머니 이발소’.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이발사. 면허 따고 62년째 일을 하신다. 오랫동안 25개 이발소를 거치면서 일을 하다 보니 단골손님이 전국적이다. 서울이고 여성이라서인지 실내는 개인사무실 같이 깔끔하고 밝은 분위기. 도구 일체가 장식품처럼 정리돼 있다.
면도칼은 숫돌에 간다. 손님은 대부분 단골이고, 반포에서 온 손님의 두상은 어머니가 젖 먹을 때 한쪽으로만 안고 먹여서 고르지 않다고 해명해주고. 어떤 연유로 단골이 되었는지 목포에서 찾아왔는데 이발을 마치고 할머니는 찹쌀떡과 커피로 정을 나눈다.
남편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나서는 혼자 외롭고 무서워서 자기 집은 비워둔 채 가끔 들려본다. 그러면 또 생각이 나서 헤어지기 섭섭하여 불렀던 「검은 장갑」 불러본다.
이덕훈 할머니는 부지런하다. 혈압이 높고 당수치가 300이 넘어서 매일 아침 30분 이상 걷고, 메주 화요일은 정기휴일이다. 이발소 앞길에 날아오는 비둘기에 하루에 두 번 먹이를 주시니 바로 ‘성북동 비둘기’ 주인이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니 나를 믿고 찾아오는 손님이 있을 때까지는 이발소 문을 닫을 수 없고 열어놓겠다고 다짐하신다.
오래된 이발소 화면을 보면서 그 시절을 살아온 사람들은 세월을 훌쩍 거슬러 많은 장면의 영상이 떠올랐을 것이다. 추억은 이렇게 단순하다. 세월은 그렇게 쌓여가는 것, 그리운 시절이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책임 PD 임현진, PD 송대원, 글 강남우, 내레이션 윤주상, 연출 송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