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7일 인쇄
2018년 9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8년 9월호 통권 511호 |2019년 9월 22일 일요일|
 

만화살롱

 

요괴 만화도시의 야간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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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용(張晌傛)(만화평론)

이 지구상에 만화의, 만화에 의한, 만화를 위한 도시가 존재할까? 프랑스 앙굴렘은 세계 최대의 만화축제가 열리는 곳이지만 그 지속성이란 일주일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부천은 몇몇 공간에 일부 캐릭터를 장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므로 ‘만화도시’란 주장은 허망하다.
일본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 시(市)야말로 지구상에 현존하는 유일한 만화도시다. 요괴 만화캐릭터들을 테마로 사카이미나토 중심부에 약 800m 길이로 뻗어있는 미즈키 시게루 로드는 이 도시 경제를 이끌고 있다. 1년에 200만 명 이상의 만화팬을 유치하고 있는 미즈키 시게루 로드가 올 7월19일 리뉴얼 하며 처음으로 야간개장을 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나는 여름휴가를 내고 요괴만화도시를 9년 만에 다시 찾아갔다.
미즈키 시게루 로드는 올해로 개장 25년을 맞았다. 사카이미나토 시청은 1993년 이곳 출신의 요괴 전문 만화가 미즈키 시게루의 만화 「게게게의 기타로」를 모티프로 도시를 디자인했다. 유령족의 마지막 후예로 죽은 어머니의 뱃속에서 탄생한 애꾸눈 요괴 소년 기타로의 활약을 그린 「게게게의 기타로」는 1959년에 종이연극을 선보인 후 약 39년 동안 만화 잡지에서 연재됐다. 이 만화에는 일본 민담과 전설에서 탄생한 1000여 종의 요괴들이 등장해 일본 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미즈키 시게루 로드는 JR 사카이미나토역으로부터 시작된다. 길 양쪽을 따라 「게게게의 기타로」의 요괴 캐릭터로 만든 동상 177개가 서 있으며, 갖가지 아이디어로 이 캐릭터들을 활용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도시 어디서나 요괴 가로등·요괴 기차·요괴 택시 등을 만날 수 있고, 상점에선 개성 있는 요괴 빵·요괴 술·요괴 만쥬·요괴 신문 등을 살 수 있다.
이번 방문에서 내가 관심을 둔 부분은 야간개장이었다. 요괴 만화도시의 야간개장이라? 굉장히 그럴싸하지 않은가. 게다가 야간개장을 할 경우 미즈키 시게루 로드는 관광객을 24시간 유치하는 셈이 된다. 과연 어떤 아이디어로?
나는 밤 10시에 미즈키 시게루 로드로 나가보았다. 야간개장의 핵심은 미디어파사드였다. 가로수 아래 보도에 큰 원형 불빛이 비치고 그 안에 요괴 캐릭터가 그림자 형태로 재현됐다. 굉장히 재미난 아이디어였다. 거리의 어느 곳을 지날 땐 물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가 청각적으로 증폭돼 금방이라도 요괴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또한 야간개장을 맞아 각 동상 위에 야간조명이 설치됐다. 중요한 것은 야간조명이 시민의 기부(1개당 30만 원)를 받아 제작됐다는 점이다. 미즈키 시게루 로드의 변화에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요괴 만화도시를 지키기 위한 시청과 시민들의 합심은 가히 필사적이다. 어느 한쪽의 정성이 부족해도 요괴 만화도시의 존속은 불가능하다. 시청의 계획 및 실행력, 시민들의 아이디어 창출 및 만화도시 생태계 참여가 장기간 결합된 결과다. 밤늦은 시간까지 요괴 인형을 핸드메이드로 만들고 있는 장인의 공방을 둘러보며 나의 상념은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