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28일 인쇄
2019년 4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9년 4월호 통권 518호 |2019년 5월 23일 목요일|
 

권두시



엉겁결에



최 돈 선

어릴 적 이따금 낮은 언덕에 올라
흐르는 냇물을 내려다보곤 했다.

냇물 가장자리엔 고마리꽃이 소금버캐처럼
하얗게 피어있었다.

봄 붕어떼 산란하던 그 자리
왠지 붉은 놀 애달아 몹시 비렸다.

어린 놈 참지 못해 그만, 부르르 몸서릴쳤다.

덩달아
고마리꽃 어지러이 흔들렸다.

춤이라도 추나?

낯이 화끈 단 어린 놈
허리춤 추스르고 엉겁결에, 멀리 팔뚝질을 했다.

너울너울 구름 한 점 울렁이며 흘러갔다.

하늘엔 인두자국처럼 길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