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28일 인쇄
2019년 4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9년 4월호 통권 518호 |2019년 9월 22일 일요일|
 

국악살롱

 

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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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강(尹重剛)(국악평론)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국악관현악단이 운영돼야 한다. 국악관현악단에서 예술감독의 역할을 많이 해온 지휘자는 물론이요, 작곡가, 연주가, 이론가, 평론가, 행정가도 예술감독이 될 수 있다. 예술감독에게 필요한 덕목은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안목과 비전이다.
예술감독은 국악관현악단이라는 한 단체를 잘 이끌 수 있는 화합의 통솔력은 기본이다. 중요한 것은 기획력이다. 국악관현악단이 나아갈 공연 방향을 설정하고, 이에 적합한 인력을 꾸릴 수 있는 역량이다. ‘프로덕션 디자인’을 국악관현악에 적용해야 한다. 그래야 성공한다.
비(非) 지휘자가 이끌었던 예술감독의 재임시, 국악관현악이 크게 성공한 사례는 충분하다. 국악관현악단이 대외적인 더 큰 주목을 받았고, 내부적인 역량도 강화되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립국악관현악단이다. 이 악단은 명실상부하게 국악계의 최고의 악단이다. 어떤 지휘자가 오건간에, 어떤 레퍼토리이건간에, 단기간에 단원의 역량을 최선의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왜 이렇게 크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전전후악단’으로 성장하게 된 동인(動因)은 무언가? 황병기라는 예술감독을 통해서 가능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서울시청소년국악단의 경우도, 지휘자가 아닌 인물이 예술감독이 되어 이끌던 기간 동안, 관현악을 기본에 두었으면서도 ‘기존의 국악관현악에서 벗어난’ 작품으로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그간 국악관현악단에선 ‘꿈꾸지 못했던’ 형태의 공연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국악관현악단의 예술적인 스펙트럼이 넓어졌으며, 역량이 강화되었다. 이런 형태를 경험한 단원이 직접 하는 얘기다.
좋은 지휘자는 중요하다. 그러나 그런 좋은 지휘자가 전전후로 모든 작품을 다 잘 지휘할 순 없다. 어떤 형태의 작품이냐에 따라서, 지휘자의 관심과 역량은 평론가의 눈에는 너무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특정한 상임지휘자가 모든 레퍼토리를 다 유능하게 커버할 순 없다.
서양오케스트라와 다르게, 왜 국악관현악단에선 ‘예술감독’이 중요한가? 서양의 오케스트라에선 이미 많은 레퍼토리가 있다. 그것을 어떻게 잘 들려주느냐가 관건이다. 국악관현악의 레퍼토리를 솔직하게 들여다보자. ‘불후의 명곡’이라 할 곡이 몇 곡인가?
국악관현악단의 새로운 레퍼토리 또는 새로운 공연양식을 계발하는 것이 급선무다. 어떤 작곡가에게 작품을 위촉하고, 어떤 지휘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역할을 과연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예술감독의 성공사례는 검증되었다. 어쩌면 여기서 이렇게 다시 거론한다는 것이 새삼스러울 수 있다. 아직도 ‘국악관현악 = 서양오케스트라’ 이런 등식에선 벗어나지 못하는가? ‘예술감독 = 상임지휘자’라는 등호만이 맞는다고 여기는가? 지금까지의 국악관현악이 왜 주목을 못 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국악관현악은 왜 영역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는가? 국악관현악단 단원을 중심으로 한 솔직한 반성을 통한, ‘내부로부터의 의식 변화’가 절실하게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