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28일 인쇄
2019년 4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9년 4월호 통권 518호 |2019년 9월 22일 일요일|
 

연극살롱

 

실천하는 연극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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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길(高勝吉)(연극평론)

생활연극이 웰빙 시대의 도래와 함께 호응을 얻고 있다. 생활연극이라고 하면 용어부터 내용까지 생소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하지만 생활 속에서 예술활동을 통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만족감을 얻는 가운데 삶의 활력을 증진한다는 점에서 생활미술, 생활음악, 생활무용 등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
그런데도 생활연극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국지」 위지 동이전 같은 고대 중국사료를 보면 우리 민족은 별읍국가시대부터 가무를 즐기는 민족으로 특기하고 있다. 고려, 조선시대 연극은 민간이 즐기고 실천하는 탈춤, 인형극, 판소리, 풍물 등이 주축이었고 개화기 신극도 비직업적인 지식인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역사적으로 면면히 이어진 생활연극의 전통이 약화된 이유는 무엇보다 연극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불안정하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미술인, 음악인, 무용인들의 경우와 비교해도 차이가 난다. 한국의 대표적인 유랑예인 집단이었던 남사당패의 형편을 보면 사회적 멸시를 받는 최하층계급으로 아사직전의 생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방 이후 산업화 시대에는 모두가 생산역군이 되어 일터에 매달리는 분위기에서 연극하는 일은 국가적 대업에 무익하거나 역행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정치적 민주화 과정에서 개인의 생각과 행동이 자유롭게 됨에 따라 연극은 모든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이 되었고, 최근에는 돈을 버는 시간과 정신적 만족을 위한 시간이 균형을 이루게 되면서 일반인이 연극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더욱 확대되었다.
여가시간의 확대가 얼마만큼 생활연극의 활성화에 기여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옛날에는 학교, 교회, 직장에서 연극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필자만 하더라도 고등학교 시절의 연극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없었다고 하면 일생동안 연극에 몸을 바치는 우행을 하지 않았으리라. 직업적인 연극,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의 시장은 세계적인 규모로 확대일로를 걸어왔지만 개인의 정신적 만족과 향상을 위한 생활연극은 축소일로를 걸어온 것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생활연극의 차원에서 연극을 생활화하자는 운동을 전개하는 공동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강남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생활연극네트워크는 이미 10년의 연륜을 갖고 있다. 이 공동체는 보는 연극에서 하는 연극으로의 꿈을 키우는 회원을 100여명 정도 확보하고, 연습실로 겸용하는 70석 규모의 공연장을 소유하는 등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비해 대학로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한국생활연극협회는 원로연극인이 주축이 되어 생활연극의 활성화와 이를 통한 한국연극의 발전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 2017년에 창립되어 지방은 물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이미 낭독공연 등 5회 이상의 실적이 있다. 작년에는 생활연극단체가 모여 합동예술제를 열기도 했다. 일반 참가자들은 평일에는 8~10시, 토, 일요일에는 오후 3~8시에 연습을 하며하며 30~50년 이상의 연극경험이 풍부한 원로연극인에게서 연기지도를 받는 한편으로 각 분야의 최고전문가들로부터 호홉, 동작, 화술, 연출, 극작 등에 관한 특강을 받는 호강을 누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