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7일 인쇄
2019년 12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9년 12월호 통권 526호 |2020년 10월 25일 일요일|
 

음악살롱

 

해초와 세꼬시의 궁합, ‘바닷가 작은 부엌’ 경희궁점
-




김종필(金鍾弼)(음식칼럼니스트·중앙고 교장)

요즘 웰빙 먹거리니 건강한 밥상이니 하면서 해조류의 소비가 늘고, 이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해조류는 말 그대로 바다에서 자라는 조류로서 ‘바닷말’이라고도 한다. 서식하는 바다의 깊이에 따라 색깔이 달라져 크게 미역과 다시마 같은 갈조류, 파래로 대표되는 녹조류, 김과 우뭇가사리의 홍조류로 나뉜다. 우리가 주로 먹는 해조류를 음식점에서 좁은 의미의 해초라고 부르는 건 아마도 평이한 뜻과 편한 어감으로 고객에게 쉽게 다가가고자 의도의 표현일 듯싶다. 과학기술의 힘을 빌리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이치로 따지면, 겨울엔 땅에서 수확해서 먹을 수 있는 채소가 없으니, 해조류를 섭취하는 건 신체의 영양 균형에 맞추는 데 알맞을 터이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쌈 싸서 먹듯, 해조류와 함께 먹는 생선회는 맛이 어떨까? 일단 바다에서 자라고 사는 것들이라 이른바 음식 궁합은 잘 맞을 거 같은데, 맛이야 먹어 보지 않고선 알 수 없으니 시도해볼 만할 일이다. ‘바닷가 작은 부엌’이라는 정감 가는 상호를 지닌 이 음식점은 경희궁점과 덕수궁점, 그리고 마포점, 이 세 곳밖에 없는데, 일반 체인점이 아니라, 세 곳 다 업주가 직접 운영하는 해산물 전문 음식점이다. 이 집의 특징은 세꼬시를 비롯한 생선회를 쇠미역, 꼬시래기, 톳, 김 등에 전어젓갈을 양념으로 쌈을 싸서 먹는 거다. 쇠미역은 콜레스트롤을 낮추는 데 좋고, 톳은 칼슘이 풍부하고 중금속 배출에 효과가 있으며, 꼬시래기는 바다의 국수라고 불리는 저칼로리 다이어트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우리 식감에 너무나도 익숙한 김까지 한 입에 들어간다. 세꼬시는 뼈가 많이 남아 있지 않게 얇고 길게 저며서 해초로 쌈을 싸 먹기에 좋은데, 젓갈 중에 최고급이라는 전어젓갈을 올리면 딱 한마디로 ‘입 안의 행복’이다.
‘바닷가 작은 부엌’은 정식을 주문하면, 쫄깃한 세꼬시와 신선한 해조류가 주인공이지만, 코스에 따라 도미, 방어, 광어, 숭어, 전어 등의 제철 생선회와 해삼, 멍게, 굴, 낙지 등도 해산물의 생명인 싱싱함이 기본으로 갖춰져 있다. 에피타이저인 죽부터 무에 묵은지도 넣은 고등어조림, 시원한 매운탕, 생선초밥과 튀김, 반찬인 돌산 갓김치, 홍어무침, 송이버섯절임까지 정성과 맛을 안 들인 게 없다. 후식인 수정과조차 맛깔나서 미안하게도 한 잔을 더 달라고 할 정도다. 매운탕이나 초밥, 전복뚝배기, 보리굴비, 생선조림과 물회 같은 단품 요리도 있으나, 점심에만 저렴하게 제공되는 해초정식은 세꼬시와 해초는 물론 이 집의 기본적인 음식을 거의 맛볼 수 있다. 저녁에는 가격대에 따라 네 종류의 코스로 나뉘는데, 어느 코스든 오랜만에 도심에서 바다 내음을 실컷 맛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바닷가 작은 부엌’ 세 지점 중에 특히 경희궁점을 강추하는 것은 인테리어가 예쁠 뿐만 아니라, 정동 큰길가 5층에 자리 잡고 전면이 통유리여서, 인왕산을 바라보는 풍광과 아기자기한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바라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길 건너편에 추억을 돋게 하는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돌아보고, 서울 성곽길을 산책하는 건 금강산도 식후경 같은 덤이다. 소위 뷰가 좋은 자리는 미리 예약을 하는 게 좋다. ☎ 02-739-7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