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7일 인쇄
2019년 12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19년 12월호 통권 526호 |2020년 5월 27일 수요일|
 

춤 스크랩북

 

호랑이 마음 누가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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趙東華(조동화)()

막다른 골목에서 호랑이를 만난 여우가 너무 다급하여 그만 주저앉으면서 말했다.
“어어제 동구 밖에서 보니까 아저씨가 강을 거건너 오시더군요….”
그러니까 호랑이 한발 다가서면서 말했다.
“그래서 어찌 됐다는 거냐. 난 하루에도 강을 몇 번씩 건넌다. 그다음 할 얘기는 뭐냐.”
여우는 다시 일어서면서 말했다.
“네 그글쎄 강을 건너는 솜씨가 아주 후훌륭하셨다니까요.”
그러니까 호랑이 다시 한발 여우 앞으로 다가서면서 말했다.
“그래서 네가 나한테 하는 그 말이 뭐냐 말이다.”
그러니까 여우가 울음을 터트리면서 말했다.
“할 얘기가 뭐 있겠어요, 아저씨? 약하면 그저 이런 소리가 나오는 거예요. 엉, 엉엉.”

코 앞에서 갑자기 꿩 때가 나르는 바람에 놀랜 호랑이 걸음을 멈추고 혼잣말하였다.
“이러니까 내가 화 안 나게 됐어? 좀 조용히 날아주면 누가 뭐래나. 왜들 이렇게 부아 돋구는지 모르겠어….”
그러니까 여우가 말했다.
“놀랜 건 꿩이요. 아저씨야 그저 놓쳐버렸을 뿐이죠, 뭐. 그놈들이 날지 않고 기었더면 아저씨는 화 안 나겠다 그 말이신데….”

술 취한 호랑이 휘청거리며 여우에게 말했다.
“미물들이 내 마음 어찌 알겠나. 기분만 내키면 절대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다들 몰라주니 그저 나만 몹쓸 놈이 됐지 뭐냐…. 괴로운 일이다. 엉, 엉.”
그러니까 여우도 같이 취한 척하면서 호랑이 어깨를 두들기면 말했다.
“아저씨 마음 나 왜 몰라요. 더 들어갈 배가 없는 동안만 아저씨는 절대 괜찮다는 것을 다 안다니까요. 그러니까 그때까지 내가 이렇게 동무해 드리지 않아요. 이쌍 욕심쟁이 호랑이 같은 놈아….”

샘터 1979년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