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코로나19 장기화로 특히 여행사가 궤멸 지경이라고 엊그제 TV에서 사장 혼자 테이블 위에서 회를 뜨고 있는 한 여행사 사무실을 보여주었다.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회 배달을 하고 있다고…. 쇼킹했지만 신선했다. 나도 자연스럽게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내년에는 뭘 할 수 있을까?
지구를 오염시킨다고 ‘자신들의 조상을 멸종시키려는 미래’라는 패러독스 논란의 영화를 보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새 영화 「테넷(TENET)」에서는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데 타임머신 대신 엔트로피를 역이용하여 원인과 결과를 뒤집는(극중에서도 ‘이해하려하지마라’ 함) ‘인버전’이라는 기계를 이용한다. 97쪽 춤 스크랩북 ‘映畵와 舞踊’을 읽어보면 분명 요즘 읽어도 참신한 논리인데 1958년에 쓰신 글이라 놀랍다.
(顯)




9월의 기도
이해인

저 찬란한 태양
마음의 문을 열어 온몸으로 빛을 느끼게 하소서.
우울한 마음 어두운 마음 모두 지워버리고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9월의 길을 나서게 하소서.
꽃길을 거닐고 높고 푸르른 하늘을 바라다보며
자유롭게 비상하는 꿈이 있게 하소서.
꿈을 말하고 꿈을 쓰고 꿈을 노래하고 꿈을 춤추게 하소서.
이 가을에 떠나지 말게 하시고
이 가을에 사랑이 더 깊어지게 하소서.




이번 달 좌담은 ‘장소특정적 공연의 개념과 실제’라는 다소 낯설고 상상하면 즐거운 주제로 심정민 평론가 사회, 김나이(성균관대), 박나훈(영산대), 정재혁(한예종) 교수를 모시고 얘기를 나눴다. “가령 여기 「춤」지 건물 앞에서 3분짜리 작은 ‘장소특정적 공연’을 하면 어떨까 싶어요? 1년 정도 기관에서 장소특정적 공연에 지원금을 준다면 이런 코로나 시대에 활로를 개척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박나훈 교수의 상상, 창의적이고 혁신적이지 않은가? 공연이 없으니 평론가들은 요즘 ‘저녁이 있는 삶’을 산다고 자조한다. 한 평론가는 극장에 있어야 할 그 시간, 사무실에서 밤 12시까지 멍하게 앉아있다고…
(주간·조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