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정기세미나

‘춤의 본질과 춤의 영역 확장’이란 올해의 주제는 춤의 본질 보다는 영역 확장의 가능성을 짚어보기 위해서 선정한 주제입니다. 그 가능성을 살피기에 앞서 한국의 춤은 어떤 베이스 위에 서있는가를 먼저 살펴봐야합니다. 춤 사회의 내부모습을 들여다보는 노력은 그동안 꽤 오랫동안 지속되었기에 춤의 외부에서 춤의 기반을 살펴본다면 그 위치가 분명히 들어날 것입니다. 특히 창작춤의 영역은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커다란 이슈 두 가지를 먼저 짚어봐야겠습니다. 첫째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패권을 두고 벌이는 힘겨루기입니다. 최근 몇 년간 벌이는 이 소리 없는 전쟁의 결과에 따라 우리사회는 적어도 20년 정도는 영향을 받게 됩니다. 내가 속한 어떤 작은 사회집단도 그 영향의 파동이 다가올 것입니다. 둘째는 포스트민주주의시대의 도래입니다. 이것은 형식적 민주주의는 남아 있지만 실질적, 내용적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있는 현상입니다. 포스트민주주의시대에 나타나는 가장 큰 현상은 ‘내가 선이면 나와 다른 주장은 악이다’라고 규정하는 양극단의 사회분위기 고착입니다.
우리 삶을 둘러싼 환경을 고찰하고 춤의 영역이 그 속에서 존재감을 확장할 것인지 또는 어떻게 그 사회에 치유의 역할을 할 것인지 논의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 지점에 주목하며 애초 세미나를 계획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금 현장의 예술세계가 얼어붙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춤이 살아남을까, 계속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고, 현재를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 먼저 살펴야 할 시기이기에 세미나 내용에 적극 반영하였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발제자, 토론자 선생님들과 함께 건강하게 모여서 논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춤 사회의 정확한 진단과 존재를 위해 진지한 시간이 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