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7일 인쇄
2021년 1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21년 1월호 통권 539호 |2021년 4월 21일 수요일|
 

문화살롱

 

사회라는 숲속에 자라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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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숙(梁惠淑)(문화평론)

나는 오늘 ‘한국여성연극협회’의 탄생 배경과 그 발전과정의 모습을 서술하여 후배여성연극인들이 이 기구를 둘러싸고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대해야 이 기구를 연극이라는 군락의 위치에서, 또 좀 더 큰 테두리의 공연예술이라는 군락에서, 그리고 좀 더 넓은 사회와 국가, 더 나아가 세계라는 큰 사회라는 숲에서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해야 올바른 자리매김을 하며 발전할 것인지에 관해 짚어보고자 한다.
한국여성연극협회의 잉태는 며칠 전 작고하신 박현숙 극작가님과 수년 전에 돌아가신 강성희 극작가님의 채근과 독촉으로 태동의 실마리를 찾아갈 수 있다. 아마 1991년으로 기억한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시작된 세계여성극작가대회에 다녀오신 박현숙 선배님께서 당신들은 나이가 많으니 절보고 나서서 한국여성연극협회를 구성해달라는 요구가 성화같으셨다.
개인적 이유와 당시 막 발전하기 시작한 연극평론계의 거의 유일한 여성평론가로서 하지만 선배님들의 독촉과 급변하는 세계현상과 급부상하는 여성계의 부각은 한국에도 그에 부응하는 단체가 필요한 듯하여, 당시 선배세대의 백성희(연기), 박현숙(극작), 강성희(극작), 이병복(무대미술), 강유정(연출) 선배님들이 초대에 이어 회장들을 이어가시며 한 5~6년 후에는 기구의 모습이 갖추어질듯 하여 회장님들을 추대하고 당시 미국에서 여성연극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마치고 온 심정순 교수를 사무국장으로 추대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강유정 회장님과 심정순 사무총장으로 정착된 것으로 나는 마음 가볍게 그 일에서 손을 떼었다.
다행히 심정순 교수가 이끌어 가던 한국여성연극협회는 잘 이어가며 발전하는 듯했으나 6년이 넘어도 회장교체가 안 되며 그동안에 여성연극인 수가 늘었음에도 임원진 교체가 안 된다는 불평에 다시 선거를 통하여 윤시향 교수(국내 담당), 심정순 교수(국외 담당) 2인 공동회장 체제로 구축해 극작가상, 연출가상, 평론상 등의 시상제를 도입해 몇 년을 지탱해나갔다. 그 후 심정순 회장이 물러나고 이승옥 회장 단일체제로 9년을 이끌었다. 한국여성연극협회를 만들어 사단법인화 약속과 여성연극인회가 이끄는 심포지움과 ‘올빛 상’을 제정하여 상패와 상금도주어가며 회의를 잘 이끌어 왔다.
하지만 9년을 지나오면서도 법인체구성약속이 이어지지않자 다시 후배연극인들은 유근혜 교수를 추천하여 6년을 이어오며 ‘여성연극공연’ 사업을 발전시켜 배우, 극작, 연출, 극평 등 여러 분야에 많은 여성연극인들이 포진되었다. 이를 계기로 하여 이제 식구가 많아진 여성연극협회는 그동안의 숙원이던 법인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강선숙 배우와 김국희 연출이 대결하여 모처럼 선거다운 선거를 치루며 강선숙 배우가 회장으로 당선되어 열심히 법인체만들기 약속을 지키려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이제 한국사회속 한국연극계에 한국여성연극협회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그 싹을 뭉개버리지 않고 당당하게 한 나무로 우뚝 설 조짐이 확실해졌다. 다행히도 이제 여성연극인들의 수와 열정이 하나의 단체로 우뚝 서기에 기본은 갖추어진 것으로 보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손색이 없는 나무로 크기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