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7일 인쇄
2021년 1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21년 1월호 통권 539호 |2025년 4월 15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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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자 朴仁子
출생 : 1953년 서울
학력 : 수도여사대(현 세종대) 무용과 및 동 대학원 졸업, 한양대 박사학위 취득
경력 : 전 국립발레단 단원(1969-1973), 도쿄 시티발레, 아메리칸 발레센터 연수.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환교수(1985). 발레사라방드 창단(1998-) 및 예술감독, 현 국립발레단 운영자문위원, 숙명여대 무용학과 교수
수상 : 제8회 「동아무용콩쿠르」 대상(1974, 『지젤』 솔로) 문예진흥원해외연수 기금 수혜(1984, 데이비드 하워드 발레스쿨 수학) 문예진흥원 창작활성화지원금 수혜(1991, 『가을저녁에 시』) 한국문인협회 선정 ‘가장 문학적인 무용가상’(1996) 숙명여대 장기근속표창 (1998) 「전국대학무용경연대회」 지도자상 및 금상(1998) 사)한국발레협회 작품상(2000, 『브라보 바흐』) 한국무용과학회 공로상(2001) 제9회 무용예술상 작품상(2001, 『달그림자』)


작품활동
출연작
『춘향전』(1973) 『나뭇꾼과 선녀』(1976) 『백조의 호수』(1982) 『고귀한 승리』(1982) 외 다수
안무작
『대지의 소리』(1984) 『승천』(1986) 『공기의 정』(1987) 『연습실에서』(1987) 『파키타』(1987)『세레나데』(1989) 『제자리 잡기』(1989) 『나로부터 멀리』(1990) 『레이몬다』(1991) 『불새』(1991) 『초록의 환상』(1991) 『가을저녁에 시』(1991) 『팝을 위한 바리에이션』(1992) 『피아노』 『나비부인』(1993, 2003) 『나는 뭐드라?』(1993) 『Who Cares?』(1995) 『남몰래 흐르는 눈물』(1995) 『가만히 흐르는 눈물』(1996) 『나비의 미망인』(1996) 『발레 클래스』(1997) 『남몰래 흐르는 눈물-별장』(1999) 『시간속으로의 여행』(1999) 『결혼』(1999) 『브라보 바흐』(2000) 『결혼』(2000) 『산조』(2000, 2003) 『달 그림자』(2001) 『눈물』(2002) 『삼륜 자전거를 타고』(2003) 『홍등(紅燈)』(2004) 외 다수.
저술활동
논문
「19C 로맨틱 발레에 관한 연구」(1977) 「루돌프 누레예프의 예술성에 관한 연구」(1982) 「파 드 되에 관한 연구」(1986) 「무용작품에서 나타나는 실험과 표현」(1996, 무용학회지) 「점진적 이완기법이 무용수행 후 회복기 심박수에 미치는 영향」(1997, 무용학회지) 「무용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1997, 한양대 체육과학연구소) 「발레의 강도별 훈련이 정신건강과 스트레스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1998, 박사학위논문) 「발레가 심박수 및 스트레스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운동 강도를 중심으로」(1999, 대한무용학회지)
『달 그림자』는 24세에 요절한 천재작가 게오르그 뷔히너의 희곡작품인 「보이체크」를 텍스트로 안무한 작품으로, 이 희곡은 많은 연출가들에 의해 무대화되었지만 연극계에서는 어려운 작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따라서 「보이체크」가 발레 장르에 수용되어 국내에서 처음으로 춤 공연되었다는 것 자체는 이 작품이 갖는 복합적인 구조와 맞물려 주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원작의 뼈대를 이루는 중심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갔다. 그 중심 인물들이 비교적 확실하게 자신의 캐릭터를 표출해 냈고 이것이 결국 이 작품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박인자는 이 작품에서 에로티시즘을 용감하게 표출하고 있다. 원작이 담고 있는 지식인들과 부유한 자들의 오만, 권력과 지식, 자본에 의해 황폐화되고 있는 현대인들을 향한 메시지가 얽혀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강도는 에로티시즘에 비해서는 미약하다. 바로 이 지점도 『달 그림자』가 컨템포러리 발레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또한 스토리텔링이 아닌 주인공들에 의한 내면적인 연기와 심리상태의 표출에 의존하는 작품의 경우 자연스런 장면 전환과 관객들의 의표를 찌르는 예기치 않은 구성은 작품의 성공에 더없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안무가와 연출가의 호흡 일치는 여러 군데서 느껴졌다.
『달 그림자』는 원작이 갖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있다. 너무 연극적이지도 너무 발레적이지도 않은 중간 톤의 승리이다. 곧 박인자의 「보이체크」로 만들어졌고, 이것이 성공의 가장 중요한 열쇠였다. 그러나 『달 그림자』에도 함정은 있다. 이 작품에서 에로티시즘과 함께 전반적으로 드러나는 비극미는 너무 세련되어 있다. 그리고 이 둘은 모두 주요 배역들에 의해 리드된다. 이 작품의 군무진들은 작품의 배경을 형성하는 댄서들에 역할에 머물고 있다. 군무진들에게서도 때론 에로티시즘과 비극적인 분위기들이 절절하게 배어 나온다면 작품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장면에 따른 군무진들의 움직임 변화가 좀더 구체적으로 살아나는 것과 함께 표현력이 강조되고, 조명에서의 보다 세밀한 디자인도 더 보안될 필요가 있다.
발레 안무가가 부족한 한국 춤계의 현실에서 탄탄한 안무력과 세련된 감각으로 무장된 박인자의 존재는 『달 그림자』를 통해 다시 한번 그 가치가 입증되었다. 또한 그 동안 제작된 장편 컨템포러리 발레작품 중에서도 그 선두에 설만큼 완성도가 높다. 잘 알려진 원작을 토대로 한 데다 예술적인 완성도를 생각할 때 작업 발레단의 해외 공연 레퍼토리로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2003년의 『나비부인』은 1993년의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당시에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중 2막에서 나비부인의 심리적인 흐름을 풀어낸 것에 비해 이번 작품에서는 스즈키와 남편인 핀칸톤을 등장시키데다 군무를 곁들였다. 이 작품은 다른 무엇보다 음악과 춤, 그리고 무대장치와 의상 등의 조합이 뛰어나다. 이들 네 부문은 어느 한 부문이 넘쳐나거나 부족하지 않고 서로 적절하게 융합되어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같은 조화는 결과적으로 무대 위에서 세련미로 표출되어 시각적으로 우선 무대를 완전히 장악한다. 특히 박인자에 의해 조율된 춤과 음악의 일치는 대단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안무자는 전체적인 조형미보다 무용수들의 동적인 앙상블을 강조하고 있다. 그녀의 군무 안무는 피아노 소나타와 원피스 차림의 의상을 착용한다. 현대적인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더욱 생동감 있게 표출되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나비부인의 상대적인 고독감과 대비되어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한 초현실주의 작가 아라발의 희곡 「환도와 리스」와 「삼륜자전거」을 끌어들인 『삼륜 자전거를 타고』에서는 처참하고 슬픈 유랑민의 생활과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그들의 고단한 삶의 여정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한국춤이나 현대춤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창작 작업이 부진한 발레계에서 2000년 희곡 「보이체크」를 토대로 만든 『달 그림자』에 이어 평균점을 상회하는 작업들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안무가 박인자의 활동은 여러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는 그녀의 공연이 대학과 연계한 춤작업이란 현실적인 장애(아마추어리즘)를 객원 무용수들을 적절히 활용하고 스태프들과의 협업작업을 통해 보완하면서, 전문적인 제작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장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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