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7일 인쇄
2021년 1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21년 1월호 통권 539호 |2025년 5월 5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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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혜 裵丁慧
출생 : 1944년 충남
학력 : 숙명여대 국문과 졸업 및 동 대학원 체육과(무용전공) 졸업, 배명균 사사(1953), 김백봉 사사(1953), 조광(발레) 사사(1959), 한영숙 『승무』, 『살풀이』 사사(1976), 황재기 이정범 「농악」 사사(1976), 김천흥 「양주탈춤」, 『춘앵전』 사사(1977), 김선봉 「봉산탈춤」 사사(1978), 임준동 스님에게 불교무용 사사(1979), 이동안에게 『승무』 『태평무』 및 이매방에게 『승무』 『살풀이 』사사(1980)
경력 : 장추화무용연구소 입소(1949), 제1회 천재소녀 배숙자무용발표회 공연(1955, 시공관), 전 선화예고 무용부장 역임(1983), 리을무용단 창단(1984-), 국립국악원 무용단 초대상임안무가(1986-1988), 서울시립무용단 단장(1989-1998), 국립무용단 단장(2000-2003)
수상 :
수상 : 「전국무용콩쿠르」 1등(1954), ’90 무용부문 최우수 예술가상 수상(1990, 『불의 여행』, 한국예술평론가협회), 자랑스런 서울시민 600인상 수상(1994), 가장 문학적인 무용가상 수상(1996, 문학의 해 기념 문인협회), 7인의 평론가가 뽑은 우수 무용 걸작선 선정(1995, 『두레』)


작품활동
출연작
『백결선생』(1952, 박성옥 안무) 『승무』(1954, 아이젠하워대통령 환영공연) 『풀잎』(1958, 조광 안무) 『불새』(1958, 조광 안무) 『주마등』 『황진이』 『기방』 『혼령』(1972-73) 외 다수
안무작
『빙판』(1975) 『정원의 오후』(1975) 『농촌풍경』(1975) 『탈춤의 변경』(1975) 『타고 남은 재』(1977) 『심청의 노래』(1977) 『정심(正心)』(1978) 『수평선』(1979) 『살풀이춤 군무』(1979) 『수평선』(1981) 『대화』(1984) 『이 땅에 들꽃으로 살아』(1985) 『신시(神市)』(1985) 『강남제비』(1986) 『유리도시』(1987) 『우륵의 얘기』(1988) 『당신의 얼』(1988) 『처용』(1988, 오페라) 『꿈하늘』(1988) 『동물들의 합창』(1989) 『길』(1989) 『불의 여행』(1990) 『떠도는 혼』(1991) 『두레』(1993) 『서울까치』(1995) 『시집가는 날』(1996) 『하얀 강』(1997) 『천만인의 소리』(1998) 『신라인의 미소』(1998) 『영혼의 춤』(1999) 『신라의 빛』(2000) 『춘당춘색고금동』(2001) 『춤·춘향』(2002) 외 다수
저술활동
논문
「한국무용에 필요한 기본 호흡법 고찰」(1975, 소논문) 「한국춤과 서구춤의 비교분석」(1989, ITI세계총회) 「전통무용의 현대화 작업방향」(1991, 소논문)
한국 무용계에서 배정혜가 차지하는 자리는 결코 작지 않다. 대학 무용과가 주도하던 1980년대 전후의 한국 무용계 상황에서 배정혜는 예술성 높은 창작 작업들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유산처럼 물려받은 전통무용 춤사위의 깊은 내용과 거기에 깃든 깊은 감정을 밀도있게 표현하며, 무의식적으로 들어가는 몸이 호흡에 어떻게 파급되어 동작을 이끌어내는지를 중요한 방법론으로 여긴다. 그녀는 이러한 무용을 일컬어 ‘지(知)와 기(氣)’가 겸비된 무용이라고 표현한다.
1977년 배정혜의 4번째 창작발표회에서 공연된 『타고남은 재』는 무용가 배정혜를 주목할만한 안무가의 한 사람으로 확실하게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이 작품은 과거 수십년 간 신무용 스타일을 답보하던 한국무용에 대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모양새 위주의 춤 형태를 바탕으로 이야기, 감정의 단면 또는 단상을 표현하는데 그쳤던 한국춤에, 호흡의 흐름으로 빚어지는 동작이라는 방법론을 도입, 한국무용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기 때문이다.
『타고남은 재』는 인간이 태어나기 전 명(暝)의 세계, 태어난 후 사랑, 욕망, 질투, 소유욕과 경멸을 다룬 색(色)의 본능, 승무의 춤사위를 접목시킨 멸(滅)의 종장으로 구성됐다. 『타고남은 재』는 무용평론가들에 의해 그 해 최우수 작품으로 지목되었고 앞으로 한국 창작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한결같은 극찬을 받았다.
1978년부터 「봉산탈춤」(김선봉), 1979년 『승무』(임준동), 1980년 『태평무』(이동안)를 사사하는 등 한국 전통춤을 새로 학습하기 시작한 배정혜는 미국 및 유럽 무용계를 둘러보고 귀국하던 해인 1984년, 선화예고 출신 제자들이 주축이 된 리을무용단을 창단하였다. 순수한 민간 차원에서의 직업 무용단, 재창조자로서의 무용수의 영역 확대, 한국무용의 현대화 등을 새 무용단의 출범 기치로 내세웠다.
1984년 2월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있었던 ㄹ무용단의 창단공연 작품 『대화』는 가장 한국적인 여인의 정신세계와 외부적 현실세계와의 갈등과 극복의 과정을 한국인의 내재적인 끈기를 바탕으로 하여 현대의 새로운 감각으로 표현한 서사적인 무용극이다. 이 작품 역시 모든 각도에서 엄밀히 계산된 무대구도(악사들의 배치와 무용수들의 군무 등), 솔로와 군무와의 독특한 조화와 대비, 치밀한 무대계산과 깊은 춤의 조화로 주목을 끌었다.
1985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 리을무용단 두 번째 정기공연 작품 『이 땅에 들꽃으로 살아』 역시 배정혜 안무로 대단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작품은 민족의 수난사를 한 여성의 개인사에 대비시켜 시련과 질곡의 역사를 의연하게 헤쳐나가는 저력과 극복의지를 땅에 비유, 형상화한 작품이다.
1986년 그는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초대 상임 안무가로 취임한 그는 2년 동안의 재직 기간 중 「박타령」을 소재로 한 무용극 「강남제비」 외에도 1988년 국립국악당 개관 기념공연으로 『당신의 얼』을 무대에 올렸다. 악성 우륵의 얘기를 소재로 한 『당신의 얼』은 우륵이 인간과 자연의 세계를 접함으로써 인간적 삶의 의욕과 절망 속에서도 창작 세계 속에 접어드는 과정, 우륵의 음악작업 과정, 우륵의 인생에 대한 회환과 허무 등을 그렸다. 리을무용단과 함께 배정혜는 1987년 또 한 편의 화제작을 만들어냈는데 리을무용단의 세 번째 정기공연 무대에 선보인 『유리도시』가 바로 그것이었다. 프롤로그와 아홉 개의 에피소드, 그리고 에필로그 등 3장으로 구성된 『유리도시』는 ‘한국춤이냐 현대무용이냐’하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실험성이 돋보였던 작품이었다. 산업사회의 인간 구원의 문제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또 10년만에 그가 직접 무대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89년 그는 서울시립무용단의 단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새로운 창작 세계를 펼치는 교두보를 갖게 된다. 1990년 공연된 『불의 여행』은 직업무용단으로서의 서울시립무용단의 면모를 일신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그해 리을무용단 정기공연에서 『떠도는 혼』을 선보였다. 죽은 자를 천도하기 위해 펼쳐지는 전통굿의 하나인 씻김굿을 현대적인 제의 형식으로 재해석해서 문명 사회의 모순속에 억울하게 살다간 동시대의 영혼들에 대한 위로를 한국 춤사위에 담은 작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한국 전통굿의 현대적 해체라는 의욕적인 시도에도 불구하고 지루한 전개와 논리적인 구성의 미약으로 그리 호평을 얻지는 못했다.
1992년 6월 그는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서울시립무용단 정기공연을 통해 우리 선조들이 삶의 터를 일구어 왔던 농촌사회의 다양한 풍물놀이와 민간놀이 등을 춤으로 집대성한 작품 『두레』를 무대에 올렸다. - 장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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