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7일 인쇄
2021년 1월 1일 발행
발행·편집인 / 趙楡顯
등록/1976년 1월 27일·라 2006호
2021년 1월호 통권 539호 |2025년 4월 6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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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金宣我
출생 : 1973년 서울
학력 : 이화여대 무용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1998)
경력 : 발레블랑 단원
수상 : 「평론가가 뽑은 젊은 무용가 초청공연」 선정(2002, 『The Edge of the Sea』)


작품활동
출연작
『본향』(1996) 『In to the dream』(1998) 외
안무작
『광대주의보』(1999) 『상상력의 반란』(1999) 『Ropedancing』(1999) 『개와 고양이』(1999) 『My Wonderful Left Hook』(1999) 『Carmen』(2000) 『가장』(2001) 『그녀의 노출증에 관한 보고서』(2001) 『My old giant shoes』(2001) 『The Edge of the Sea』(2002) 외
저술활동
논문
「뮤지컬 무용의 극적 기능에 관한 연구」(1998 석사논문)
김선아는 한동안 몽환의 세계 속에 있었다. 홍대 앞 씨어터제로에서 김선아는 열정에 사로잡혀 미지의 환타지아로 우리를 안내하였다. 바로 이 작품 『광대주의보』는 김선아가 내게 선사한 첫 품목이었으며, 그 광기는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다.
명징성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발레에서는 좀체 접하기 어려운 발상이다. 작품 구석 구석에서 온몸을 자유자재로 송두리째 동원하는 대목들에 이르면 현대무용과의 구분을 무산시키는 표현성이 두드러진다. 그래서 현대발레로 가히 명명해도 좋을 『광대주의보』는 그러나 발레의 기본기로 잘 조탁된 몸태에 의지해 나가는데, 광기 서린 몽환을 타고 김선아는 광대 혹은 무당의 이미지를 능란하게 펼쳐 보였다. 전신을 확장하듯 좌우로 쫙 펼친 플리에에다 파 드 부레를 가미해서 만드는 아슬아슬한 균형은 내면을 농도짙게 표출하였으며, 그랑 쥬테와 앙트르샤를 변형한 도약들은 내면을 갑자기 외부로 흩뿌려 놓으면서 긴장의 정점에서 환희용약하는 즐거움을 조장하였다.
여기서 메레디스 몽크, 에디트 피아프.... 그들의 소리에서 감지되는 일종의 광기를 김선아는 자기 몸체를 위해 십분 활용하였다. 『광대주의보』는 한 부분이 끝나면 또 한 부분이 이어지는 교과서 같은 질서를 인정하는 데 인색하였다. 이 선율에서 저 선율을 타며 이 색감에서 저 색감으로, 이 움직임에서 저 움직임으로 냅다 지르는 신속한 전개는 낭비 없이 진행된다. 오히려 김선아의 안무력을 짐작케 하는 것은 그처럼 변화를 동반하는 가운데 빠른 전개를 구사할 줄 아는 안목이었다.
그후 김선아는 호주로의 진출을 모색한 듯하고 몇몇 행사에 참여하였다. 마임 배우 이태건과 함께 출연한 작품도 더러 있었고 간략한 스토리텔링에 기댄 경우도 있었다. 그럴 적마다 발레 기본 사위의 상당한 변형이 수반되었으며, 나로선 이러한 변형을 수행해 보이는 김선아의 움직임태에 더 눈길이 가곤 하였다.
김선아가 자신의 움직임태를 충실히 소화해낼 발레 춤꾼들을 만난다면 대단한 행운이 될 것이다. 발레로 닦여지되 고정 관념에 빠지지 않은 표현성의 소지자가 흔치 않을 테지만, 어차피 김선아는 이런 동참자들을 구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것 같다. 그것이 곧 자신의 개성과 춤 세계를 견지하는 비결이 될 것으로 믿는다. - 김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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